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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member 0523.2009




전용실시권에 관해 - ETRI 특허소송 논란 Patent

수일 전에 반가운 뉴스가 하나 올라온 적이 있었습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에서 노키아와 같은 세계 유수의 핸드폰 사업자등을 대상으로 1조원대의 소송을 진행한다는 뉴스로, 언론이 연일 대서특필 했었죠.

ETRI, 휴대폰 업체에 1조원대 특허소송

기사 내용을 보면서, 기자들은 참 지재권에 어둡다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사실, 일반인들은 출원과 등록의 의미도 명확하게 알지 못하고, 소송 액수가 곧 받을 수 있는 돈을 액수라고 쉽게 착각하니까요. 하지만, 이런 저런 거품들을 걷어 내고 보더라도, 이와 같은 소송행위는 참으로 가슴 뿌듯한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결국, 원천 기술을 가지고 있으면, 상용화된 기술들에 대해 언제든지 특허권을 행사해서, 침해에 대한 구제를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특허 소송이라는 것이 한 두달 안에 결판나는 일이 아니며, 1조원대 로열티 수입이라는 것도 좀 많이 부풀려졌다고 보는게 맞습니다. 또한, 대부분의 특허 소송은 대규모 보상금의 지급으로 끝나기 보다는 적절한 선(금액)에서 서로 타협하고, 크로스 라이센스나 일정 금액의 사용료를 지불하고 통상실시권 정도를 얻는데 그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오늘 또 새로운 기사 하나가 떴네요.

ETRI 특허소송 권리 美社에 위임 논란

기사의 내용을 요약하면, ETRI는 지난 2006년 미국의 SPH America, LLC에 해당 특허에 대한 전용실시권 계약을 설정해서 소송 등 제반 권리를 모두 넘겨 국부유출 논란까지 불러왔다는 것인데, 이는 상당한 오해가 있어 보입니다.

일단, 생소한 용어인 전용실시권에 대해 국내법을 기준으로 간단하게 설명하겠습니다.

특허를 출원한 출원인은 특허가 소정의 심사과정을 거쳐 등록되면 특허권자로서의 권리를 가지게 됩니다. 특허권자는 발명을 독점, 배탕적으로 실시할 수 있으며, 특허를 실시할 의사가 없거나 특허를 실시할 여력이 없을 경우, 제3자에게 실시권를 부여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실시권은 크게 전용 실시권과 통상 실시권으로 나누어집니다.

전용실시권

특허권자 이외의 자가 특허권자와 계약으로 정한 범위 내에서 특허발명을 업으로서 독점배타적으로 실시할 수 있는 권리를 의미합니다. (특허법 제100조 제5항)

전용실시권은 2개 이상 병존할 수 없으며, 전용실시권이 공유인 경우 특허발명의 실시, 지분의 양도, 질권의 설정 및 통상실시권의 허락에 대해 특허권의 공유 규정이 준용됩니다.(특허법 제100조 제5항)

특허권자는 전용실시권의 대가로 실시료를 지급받으며, 특허권을 보호할 권리가 있습니다. 따라서 전용실시권의 이전 및 전용실시권에 대한 통상실시권 또는 질권의 설정시 동의권을 가집니다.

한편, 전용실시권자는 특허권자와 동일한 물권적 권리를 가지고 있으므로, 독자적으로 침해에 대한 구제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침해에 대한 구제행위로는 침해금지청구권, 손해배상청구권, 신용회복청구권 등이 있으며, 침해자에 대한 형사적인 처벌도 요구할 수 있습니다.

통상실시권

채권적 권리로 독점 배타성은 인정되지 않으며, 특허권자 스스로 실시할 수도 있고, 복수의 통상실시권이 동시에 존재할 수도 잇으며, 특허권자가 전용실시권을 추가로 설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즉, 전용실시권의 설정은, 실제로 특허권자도 전용실시권자를 무시하고 특허를 행사할 수 없어, 일종의 특허 양도와 동일한 효과를 가진다는 기사의 지적은 타당합니다. 하지만, 실제 특허권자는 여전히 ETRI가 맞습니다. 즉, 전용실시권을 설정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특허권자의 권리 중 하나일 뿐, 권리 자체가 없어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지요.

또한, 양자의 전용실시권 설정 계약에 의해 일정 금액의 사용료 설정 계약을 맺었을 것이고, SPH America LLC가 소송으로 획득하게될 비용의 일부를 ETRI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어 보입니다.(계약내용은 확인할 수 없지만, ETRI 관계자가 그렇게 말했으므로, 믿어야 겠지요.) 특히 계약 내용 중 소송 비용은 전액 SPH가 부담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ETRI는 그냥 앉아서 굿이나 보고 떡이나 먹으면 되는 상황인 것이지요.

특히, 특허법은 속지주의적인 성격이고, 소를 제기한 지역이 미국 버지니아주 법원임을 감안하면, 미국 현지대리인 없이 소송 진행은 불가능한 것이 사실이므로, SPH사에게 전용실시권을 설정하지 않았더라도, 별도의 미국 대리인은 당연히 선임해야하는데, 별도의 법무팀이 없는 ETRI의 조직으로는 이러한 소송 과정적 수고를 현지 법률회사에 위임하는 것은 큰 문제거리가 아니라고 보여집니다.

언론이 하루 간격으로 사실관계와는 좀 동떨어진 논조로 ETRI를 들었다 놓았다 하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언론에서는 마치 수조원 짜리 특허권을 미국 회사에게 헐값에 넘겨버린 것 처럼 매도하고 있는데, 출연 연구기관의 업무영역 이외의 것인 "소송"에 들어가는 시간과 비용, 인력 등을 생각하지 않은 것은 물론, 지재권 분야의 법적 절차에 대해 무지에서 비롯된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만일, 전용실시권의 설정 없이 단독으로 ETRI가 이와 같은 소송을 진행하고자 한다면, 별도의 법무팀을 가동하는데 드는 비용과, 국내 대리인 비용, 해외 대리인 비용, 소송 비용 등 감내해야하는 비용이 천문학적으로 높아졌겠지만, 이와 같은 전용실시권 설정 행위를 통해 최종 로열티 수입은 다소 줄어들 수도 있으나, 비용적인 측면에서는 부담을 덜 수 있었다는 점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지요.

여튼, 이번 논란의 팩트는 다음의 2가지 입니다.

  1. ETRI는 총 7건의 미국 특허에 대한 전용실시권은 SPH America에 설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다.
  2. SPH America는 상기 특허에 대한 독점 배타적권리자로서, Acer 등을 상대로한 소송을 버지니아법원에서 진행중이다. (소송 명칭: SPH America, LLC v. Acer, Inc. et al, 소송내용 링크 : http://dockets.justia.com/docket/court-vaedce/case_no-1:2009cv00740/case_id-243942/)

즉, 특허권을 헐값으로 넘긴 것도 아니며, 미국내 소송 진행을 보다 원활하게 수행하기 위한 기술적 선택으로 보면 될 듯 합니다.

PS1.

SPH America, LLC 라는 곳의 홈페이지(http://sphamerica.com/home)를 보면, 달랑 한페이지 뿐인 허술함이 느껴지지만, 현재 진행중인 사건을 검색해보면, HTC, Kyocera, 소니에릭슨, 노키아, 애플 등 다수의 통신관련 회사들을 상대로한 총 6건의 IP관련 침해 사건이 버지니아 법원에 계류 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계류 중인 사건 들이 대부분이 통신 관련 특허침해 소송 임을 감안하면, 이 업체는 일종의 Patent Troll과 같은 양상의 BM을가지고 있는 업체로 보여집니다.

이 업체 돈좀 벌겠네요. ^0^

PS2.

Patent Troll 이야기가 나올때면, 항상 언급되는 비지니스 모델은 Anti-Patent Troll입니다. 나중에 기회가 되면, 이 반특허괴물에 대한 이야기도 해볼까 합니다. 업계 관계자 입장에서는 PT나 Anti-PT나 같은 놈(?)들입니다. 전자의 경우 한번에 왕창 땡겨가지만, 후자의 경우에는 보험금처럼 야금야금 떼어가니까요. ^^;

PS3.

구글링을 하다보니, SPH사의 소송 건은 지난 2009년 7월부터 기사로 잡히던데, 국내에는 반년이 지난 요즘 들어 회자되는지 모르겠군요. ETRI가 언플할 거리가 필요했나 보죠? ^^ 뭐, 연초 시즌이기는 합니다만...칭찬이 받고 싶으셨쎄요?

PS4.

포스팅을 마치고 나니, ETRI 입장이 표명되었군요.(http://blog.naver.com/etripr/90078669027)
승소시 70% 정도면, 나쁜 조건은 아닌 듯 합니다.


덧글

  • patentman 2010/01/19 17:18 # 삭제

    실질적으로 미국 약학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특허신탁이라는 개념입니다. 한국에서는 생소한게 사실이라 무지한 사람들의 말들이 많죠. 아직까지는 이론은 완성되었지만 실질적인 사례가 아직 적은 상황이라 많은 분들이 몰라서 말들이 많은것 같군요. 말로만 지껄이는 정부의 휴면특허신탁과는 차원이다른 실질적인 특허의 활용법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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